장례비 없어… 노인들 장기기증 문의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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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4-03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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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 탓에 장기기증 시 나오는 장례지원금이라도 받기 위해 장기 및 시신 기증 의사를 밝히거나 관련 문의를 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서울 용산구 용산동에 위치한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사무실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70세가 넘은 기초생활수급자라고 밝힌 문의자는 “몸이 쇠약하고 생활이 어려워 당장 하루하루 먹고살기가 너무 힘들다”며 “조직 기증을 할 테니 지원금을 먼저 줄 수 없느냐”고 애원했다. 같은 날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의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도 “죽을 날이 가까워 왔는데 장기기증을 하면 바로 금전적 지원이 되느냐”는 문의가 들어오기도 했다.

30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의 경우 노년층의 장기 및 시신기증 관련 문의가 하루 평균 10여 건에 이르고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도 관련 문의가 하루 평균 1∼2건씩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후 시신기증 등을 받고 있는 주요 대학병원 등에도 비슷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노년층의 장기·시신기증 문의 증가는 생활고와 경제난 등으로 장례지원금을 먼저 받거나 장례비 부담을 덜고 싶은 노인들이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홀로 지내는 노인들이 늘면서 장례 자체를 치러줄 사람이 없다는 문의자들도 있었다. 현재 뇌사 장기기증이나 조직기증의 경우 최대 540만 원까지 지원금을 받을 수 있고 시신기증의 경우 해당 병원에선 간단한 화장과 장례식을 치러주고 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관련 문의 대부분이 ‘시신을 기증하면 장례식을 치러줄 수 있느냐’ ‘기증을 하면 금전적 지원이 되느냐’ 등의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제적으로 절박한 노인들의 사정은 안타깝지만 장기기증이 대가성 행사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