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성 교수의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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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21-02-15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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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국엠바밍 대표이사

전)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교수

의학박사 황규성



2021 코로나 백신(Vaccine) 우리에게 희망인가? 

2020년이 코로나19로 인해 격리와 불안감, 비대면, 차단 등의 부정적 단어가 너무나 많이 쓰인 우울한 한 해였다면. 2021년은 백신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면서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가 조금씩 힘을 내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지난 해 저자는 코로나가 한국장례에 미치는 영향과 파급효과에 대해 지속적으로 기고해왔으며 그 내용은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새로운 2021년. 이제는 좀 더 희망차고 힘을 낼 수 있는 환경과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그러한 희망적 메시지 중 하나가 바로 코로나 백신 개발과 접종이라는 메시지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과연 백신이 효과가 있을 것이며, 백신 후 코로나가 종식될까라는 의문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DNA 바이러스가 아니라 RNA 바이러스이며, RNA 바이러스는 변이가 심하여 백신이 무용지물이라는 소리도 들리고, 백신을 보관, 이동, 접종하기 위해서는 영하 80-60도의 냉동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전에 간염백신 예방접종을 할 때는 저렇게 보관한 백신을 사용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도대체 코로나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까다로운가? 라는 의문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전의 백신과는 다른 형태로 만들어지고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오늘은 2021년 들어서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 코로나 백신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이해해보고자 하는 바람으로 펜을 들어본다.


우선 백신(Vaccine)에 대해서 알아보자. 백신은 인간을 비롯한 동물에게 특정 질병 혹은 병원체에 대한 후천적 면역(acquired immunity)을 부여하는 의약품(출처:분자세포생물학백과)으로 정의하고 있다. 즉.. 백신은 특정 질병에 대한 면역을 부여하는 의약품이기에 하나의 백신이 모든 질환에 대한 면역을 담당할 수 없으며, 해당 백신에 해당되는 특정 질병에 대해서만 영향을 미친다(예를 들면 간염B형 백신은 간염B형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만 생기게 한다). 따라서 코로나 백신은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면역을 형성하는 의약품이라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면역(Immunity)은 생체가 외부인자인 항원(Antigen)에 대하여 방어하는 현상이다. 항원은 우리 몸에 항체(Antibody)를 생성하기 위한, 쉽게 말해 면역반응을 발생시키는 최소 물질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해당 항체와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물질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을 보통 자물쇠와 열쇠로 표현하기도 하며, 특정 항원에 대해 특정 항체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항원은 어디에 존재하는 것일까? 항원은 우리의 면역체계가 인지할 수 있는 일정 크기 이상을 가진 물질이면 모두 해당되며, 세포막 주변에는 이러한 항원이 돌출되어 있다. 쉽게 우리 몸통을 세포라고 한다면 몸통을 기준으로 팔과 다리가 나와 있는데.. 이렇게 항원은 세포 표면에 돌출되어 있으며 세포, 세균 또는 바이러스 표면에도 돌출되어 있다. 이러한 수많은 항원 들 중에서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매우 정교하게 작동하여 체내에 있는 항원에는 반응하지 않으면서 외부 항원에만 반응하여 외부 항원을 죽이는 작용을 하게 되는데 이를 면역반응이라고 하는 것이다. 지구상에는 수없이 다양한 항원이 있으며, 이러한 외부항원이 체내로 들어오게 되면 우리 몸에서 이물질로 인식하여 해당 항체를 만들고 만들어진 항체가 특정 항원을 죽이는 작용을 통해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 몸은 지구상 수많은 항원에 대해 항체를 미리 만들어놓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체내에 들어온 특이 항원에 대해서만 특정 항체를 만드는 방법을 선택했는데, 문제는 이렇게 항원이 들어와 이에 대항하는 항체가 만들어지는 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백신이라는 것은 미리 특정 항원을 투입하여 체내에서 이 특정 항원에 대한 항체를 미리 만들어 이 후 해당 항원이 들어왔을 경우 미리 만들어놓은 항체로 아주 쉽게 특정 항원을 죽일 수 있게 하는 물질인 것이다. 백신에 들어있는 물질은 우리가 만들고자하는 항체의 특정 항원인 것이다. 즉,, 코로나 19 백신이란 코로나 19에만 존재하는 특정 항원을 미리 우리 몸에 주입하여 이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내 코로나 19가 체내에 침투했을 경우 아주 쉽게 죽일 수 있는 몸으로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세포에도 이러한 항원이 있다는데 이것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다시 한번 이해하기 쉽게 우리 몸으로 돌아 가보자.


식중독에 걸렸을 때 몸에 두드러기가 나는 경험을 해본 적 또는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 우리 세포의 항원이나 세균의 항원은 세포 내에서 만들어져 세포 표면으로 이동하여 나타나게 된다. 세포 내에서 깃발(이후 항원을 깃발로 표현할 것인데, 다양한 색과 크기의 깃발처럼 다양한 항원을 나타내는데 적합한 표현이라 생각해서이다)을 만들어 세포 표면에 깃발을 꽂는 거라 이해하면 쉬울 것 같다. 이렇게 세포 표면에 나온 깃발 중 자신의 것은 건드리지 않고 내 것이 아닌 다른 깃발에 대해서만 항체가 생겨서 이러한 깃발을 가지고 있는 세균 또는 바이러스를 죽이는 것이 면역이다.


그러면 이러한 깃발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각각의 깃발은 각각의 설계도면도를 가지고 있으며, 이 도면을 근거로 형형색색의 다양한 크기의 깃발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 깃발의 설계도를 mRNA이라 하며, 이 mRNA은 DNA(원본)로부터 복사되어 나오게 된다. 즉 우리의 세포 내에 있는 DNA에는 우리 몸에서 필요한 깃발들을 만드는 설계도면 원본을 가지고 있고 필요시 이 도면을 복사해서 깃발 만드는 공장으로 보내게 되며 공장에서는 해당 깃발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깃발 도면의 복사본이 바로 mRNA이며, 각각의 깃발에 따른 mRNA가 있기 때문에 mRNA를 기준으로 다양한 깃발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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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포의 모습                                                                                          세포 표면의 모습                   

(출처 : 생명과학 길라잡이. 주)라이프사이언스)


위의 그림에서 세포 표면에 나와있는 여러가지 모양의 당단백을 깃발이라 표현했으며,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각각이 항원으로 작용한다.

 

바이러스 돌연변이가 기존백신 소용없게 만들어

백신의 안정성 유지하기 위해 낮은 온도가 필요


세포는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 에너지를 만드는 장치, 먹이를 소화하는 장치, 배출하는 장치, 단백질을 만드는 장치 등등 다양한 장비를 가지고 있으나, 바이러스는 오직 유전물질과 바이러스를 둘러싸고 있는 단백질로만 구성되어 있다. 위에서 설명했듯 DNA 또는 RNA만 가지고 있으면 원하는 것들을 만들어 낼 수가 있는 것이고, 바이러스가 세포내로 침투해서 들어올 때 들어오는 물질이 DNA면 DNA 바이러스, RNA면 RNA 바이러스라 불리게 된다. 여기서... DNA는 변형없이 세포내로 들어와 안정적으로 본인이 필요한 물질을 만들기에 생성된 물질들의 변이가 거의 없는 반면 RNA 바이러스는 RNA 자체가 불안정하여 염기서열의 변이(설계도가 약간 변형된다고 이해. 염기서열이 다르면 다른 깃발이 만들어짐)로 인해 새로운 깃발이 만들어지는 돌연변이가 발생하게 된다. 기껏 기존의 깃발에 항체를 만든(백신에 의해) 우리의 몸은 새로운 깃발을 들고 나오는 바이러스에 당황하게 되고 다시 이에 대한 새로운 항체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바이러스의 돌연변이는 기존의 백신을 전혀 소용없게 만들어버린다. 아무리 독감예방 접종을 해도 우리가 독감에 걸리는 이유는 바로 돌연변이에 의해 다른 깃발을 만든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때문인 것이다.


이전 백신은 죽어있는 바이러스나 세균을 주입하기도 하고(깃발달린 생계란을 삶는다고 하여 깃발이 없어지지는 않으니 삶은 계란의 깃발에 대한 항체가 생성된다. 다만 면역효율성이 떨어진다) 또는 병원성이 없는 살아있는 바이러스 등을 주입하여 항체를 만들어왔으나, 현대에는 아예 해당 DNA나 mRNA를 직접 주사하여 접종자의 몸에서 해당 깃발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해당 mRNA를 직접 주입하면 명확하게 우리가 원하는 깃발을 만들어 낼 수 있는데, 문제는 이러한 깃발을 만들어내는 장비가 바로 세포 내에 있기 때문에 집어넣은 mRNA가 무사히 세포 내까지 들어가야 비로써 원하는 깃발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원하는 mRNA가 무사히 세포까지 들어가기 위해서는 세포 밖에서 존재하는 (mRNA를 분해해버리는) 효소들을 피해야 하기 때문에 mRNA 백신을 제작할 때는 mRNA 분자를 LNP(지질나노입자·lipid nonparticle)로 감싸서 집어넣어 주는 방법을 사용한다.


우리가 코로나 백신 회사로 잘 알고 있는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은 모두 mRNA 백신으로 두 회사 백신의 차이는 결국 바이러스의 mRNA 중 어느 부분을 선택했느냐, 그리고 mRNA를 LNP로 감쌀 때 어떤 종류의 LNP를 사용했느냐에 따라 다른 정도이다. 백신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낮은 온도가 필요한데 화이자의 백신은 영하 70도에서 보관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기에 이동보관에 어려움을 많이 겪게 되는 것이다. 반면 모더나의 백신은 영상 2~8도에서도 최대 30일간 보관할 수 있고, 영하 20도의 경우 최대 6개월까지 보관 가능하다고 회사 측이 설명한 바 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백신이 우리 몸에 주입이 되고 해당 mRNA가 우리의 세포내로 안전히 들어가 코로나 19의 깃발을 만들어내면 우리 몸에서는 이를 감지하고 이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내게 되어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체내로 들어온다면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는 코로나 바이러스 내의 mRNA가 돌연변이를 일으켜서 들어오게 되면 다른 형태의 mRNA이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깃발이 달라지며 우리 몸에서는 기존 백신을 맞았다 하더라도 전혀 소용없게 되는 것이다. 현재 아프리카, 유럽 등 코로나의 변이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변이가 많아진다면 기존의 백신으로 예방할 수 없을지도 모르며, 결국 이전 스페인 독감처럼 지구상 대부분의 사람이 결국은 감염되어 치료되어야 종식될지도 모른다는 얘기이다. 바이러스 변이 또한 인체의 면역에 방어하여 살아남기 위해서 어쩔수 없는 방법이기도 하다. 어떠한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적용될 수 있는 백신이 만들어져 하루속히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으며 일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간절히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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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생명과학 길라잡이. 주)라이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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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식약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