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怪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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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21-07-2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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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케이블 방송에서 올해 2월 괴물이라는 드라마를 내보냈다. 드라마의 줄거리는 어느 소도시에서 벌어진 연쇄 살인사건에서 출발했다. 연쇄 살인사건은 재개발 사업과 연결되고 주먹패와 연결되었다. 그 연쇄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두 형사의 갈등, 주먹패와 시의원, 경찰서장까지 개입된 이 사건 뒤에는 범죄 유무를 가리는 최고의 기관인 검사까지 포진되어 있었다. 이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은 누구이며 괴물은 누구인가를 찾아 나가는 것이 이 드라마의 전개과정이었다.


사람들은 참으로 단순하다. 자기가 생각해서 아니라고 판단하면 어떠한 일이 있어도 아니라고 믿는다. 맞다고 생각하면 그 고집을 꺾으려고 하지를 않는다. 특히 돈이 많거나 권력을 가진 사람은 그들이 하는 행위를 전적으로 신뢰하려고 한다. 또 다른 하나는 평등적인 관점에서 장애인에 대한 관대함이 지나칠 정도로 파격적이고 넓다는 것이다. 이 괴물 드라마에 장애인을 가장한 정상인이 등장한다. 모든 사람이 그를 장애인이라고 믿는다. 그러니 그는 절대 범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드라마의 전개과정에서 그런 기대는 처참할 정도로 깨어진다.


돈 있고 권력 가진 시의원에게도 무한한 애정을 준다. 철저하게 사건을 은폐시켜가는 주먹패 대장에게도 그럴 수 있을 거야라고 치부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더욱 가관인 것은 주먹패 대장 뒤에는 경찰서장이 있고 시의원은 주먹패와 한통속이다. 그 경찰서장은 승승장구하여 경찰청장으로 낙점된다. 경찰청장 후보자가 범인이라는 것을 그의 아들인 경찰대 출신의 형사가 알게 된다. 경찰청장 청문회 자리가 범죄 폭로현장이 된다. 최상위의 포식자는 경찰청장이었다. 픽션이라고 하지만 왠지 지금의 이 시대와 너무나도 닮았다는 생각이 이 드라마 전체에 깔려있다.


괴물은 어느 때나 있다. 문제는 사람이 괴물이 되면 그것이 주는 영향력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괴물의 사전적 의미는 괴상하게 생긴 물체이거나 괴상하게 생긴 사람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괴상하다는 것은 괴이하거나 이상한 것이다. 옛날 어른들은 괴이하다는 표현을 천둥 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부는 날, 도깨비불이 일어나고 고양이가 상상하지 못할 고음으로 찢어질 듯이 우는 것을 괴이하다고 했다. 괴이한 것은 시청각이 모두 동원되어 이해하지 못할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사람이 괴이한 짓을 하는 것을 괴물스럽다고 한다. 괴물스러운 것은 도저히 인간의 생각이나 이성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야구판에는 괴물투가 있다. 이 괴물투는 타자가 칠 수 없는 공이다. 이 괴물투를 치는 타자는 신통력을 가져야 한다. 사람들이 하는 행동 중에도 괴이한 행동이 있다. 이 행동을 괴물 행동이라고 한다. 이런 행동은 주로 신기(神氣)있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으로 여겼다. 그들은 신이 들어오면 맨발로 작두를 타거나 장대를 한 손으로 잡고 옆으로 서는 행동을 한다. 그런데 작금에 들어서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믿을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참으로 난감하기만 하다.


괴물 정치도 있다. 일반 사람들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정치를 하는 것이 괴물 정치이다. 그런 정치를 구사한 정치인은 단명하거나 집단 저항으로 축출된다. 그들의 자손은 멸절하거나 망명길로 사라졌다. 괴물행정 또한 예외가 아니다. 행정 책임자의 잘못된 판단을 집단 최면이 걸린 듯이 감싸는 것이 괴물행정이다. 그들은 엄청난 상상의 행정을 펼쳐 모든 사람을 혼동케 한다. 인간들의 세상에서 있을 수 없는 일들을 만들어 행정의 권력으로 밀어붙인다. 이런 괴물행정은 다음 승계자에 의해 철퇴를 맞거나 그 시도 자체가 소멸되어 흔적 없이 사라진다.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괴물들이 나타나고 있다. 10, 20년 후를 예측하지도 못하면서 전문가라고 날뛰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날뛰면 판이 깨어진다. 문제는 이런 말도 되지 않는 괴물들이 장사(葬事)판에도 존재하고 있다. 한때 장례지도사가 젊은이들이 제일 선호하는 직업군이라고 했다. 지금은 어떤가? 장례지도사 자격증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산천마다 지천으로 깔린 석재 납골묘나 납골당이 몇십 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는 어떤 흉물로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


쓰레기 매립장 위에 세워지는 초호화 주택은 언젠가는 사상누각이 될 터인데 뻔히 알면서도 분양하는 괴물들도 있다. 그 집을 사겠다고 설치는 괴물이 더 많으니 괴물도 최면에 걸린 모양이다. 이런 판에 절충장군(折衝將軍)의 비석이 세워진 조상의 묏자리를 파내고 그 위에 2층 양옥집을 지어 사는 사람은 괴물 축에 끼이지 못한다. 조상의 뼛조각이 복을 준다던 소리도 옛날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이러다 보니 슈퍼 괴물이 등장한다. 아기를 낳아 쓰레기통에다 버리는 인간, 입양아를 떼려 죽이고 밟아 죽이는 인간, 사람 죽이는 것을 죄가 아닌 양 생각하는 인간들이 점점 늘어난다, 심지어 민식이 법이 아이들 놀이 도구가 되고 13살 미만의 촉법소년을 빙자한 사건들이 늘어나고 있다. 괴물로 변해가는 아이들 뒤에는 멀쩡하게 보이는 어른들이 있다. 고위 공직자가 알박기하고 공직자를 가장한 투기꾼 괴물들이 설치는 세상이 된다면 막가자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요즘 들어 괴짜 괴물들이 우후죽순처럼 나타나고 있다. 어떤 이는 르네상스기가 없는 경제부흥이 가져다준 부작용이라고 한다. 문제는 인륜이 무너지면 인간 세상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존재 이유가 사라지면 짐승 판이 될 것이다. 괴물이 판치는 난장판그 난장판을 누가 고칠 것인가? 어른들이 침묵한다. 참 지식인들이 입을 다문다. 괴물들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난장판을 만들 것은 자명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