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라는 부끄러운 이름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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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6-0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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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CSF 발전 연구원장/박철호

어느 분이 인터넷에 올린 글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우리 동서는 해양대학을 나와 국제선 항해사와 선장을 하다가 미국으로 가서 지금은 연방정부에서 화물선 적재품을 검사하는 검사관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16일 병풍도 근방에서 일어난 사고를 보면서 뱃사람으로 통탄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이번 사고는 결코 후진국에서만이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이번 일을 보면 조사와 처리 과정에서 각 나라의 수준이 들어나게 되는데 이번 사고를 대하는 한국인의 수준은 ‘후진적’일 뿐 아니라 거의 ‘미개 수준’으로 보였다. 특히 진행 중인 구조 팀에 이래라 저래라 억지를 부리고 조사 나온 공무원의 뺨을 치고 심지어 총리에게 분풀이를 하는 행동은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또한 한국 언론 방송의 수준은 그야말로 황색 저널리즘의 극치였다. 시민들을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유도해야 할 언론이 생방송을 통하여 오히려 말초적인 호기심과 1차 분노의 불길을 조장하는 것처럼 보였다.
 
현직에 있으면서 배의 안전사고와 화물의 안전 적재를 검사, 조사하는 눈에는 이번 참사에서 선원들의 무책임했던 행동, 엄청난 패닉 하에서 우왕좌왕 했을 승객들의 비극적 장면이 눈에 보였다. 일차적인 원인은 복원력 상실이다. 복원력은 배의 안정성(Stability)으로 선박이 바로 서 있기 위하여 필수적으로 가져야 하는 힘이다. 복원력 관리는 선장과 1등 항해사의 전적인 책임이다. 지금은 컴퓨터로 관리하기 때문에 기본 자료만 정확하게 입력하면 아주 빠르고 쉽게 답을 구할 수 있다. 변침점상에서 선교에 선장이 없었다고 하는 것은 전적으로 선장의 책임이다. 배가 넘어가도 복원력이 있으면 넘어진 상태로 일정 시간동안 있게 된다. 훌러덩 뒤집히는 것은 화물의 고박을 메지 않아 화물이 급격히 쏠려 무게 중심이 순식간에 이동하였거나 평행수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증거이다. 이번 사고는 전적으로 선장과 선원의 책임이고 배를 관리하는 해운사와 행정기관의 책임이다’라고 했다.』
전문가의 이런 진단보다 더 가관인 것은 이번 참사 다음에 합동수사본부의 조사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들이다. 그 배의 해운사는 어느 이단 종교집단의 소유로 되어 있다. 소유주 주변에는 수많은 정치인과 관료들, 인적자원들이 병풍처럼 방패막이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해양수산부의 전직 관료들이 하부 공기업으로 가면 규제를 하던 자들이 규제 당하는 곳의 장이 된다. 그들은 국가의 공권력을 무력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심지어 국회의원을 동원하여 법까지 개정하면서 안전상 규제대상이 되어야 할 부분까지 규제완화(?)를 만드는 술책을 부렸다. 그 중심에 해양수산부 관료들이 있었고 그들을 ‘해피아’라고 부른다고 한다. 어디 그 뿐인가? 관료생활 3-40년 하고 죽을 때까지 엄청난 연금을 받을 수 있음에도 또다시 연봉 몇 억, 몇 십 억의 하부 공기업 임원으로 자리를 옮겨 ‘관피아’가 된다. 국회의원이 낙선하면 갈 곳을 찾는다. 그들을 ‘여피아’라고 부른단다. 그들은 법률 제, 개정을 떡 주무르듯이 한다.
 
더 귀가 막힌 것은 장관이나 고위직을 하던 사람들이 중앙 정부에서 승인 받아 설립하는 사단법인을 말 한마디로 만들어 평생 이사장, 회장을 하면서 고도의 로비스트가 된다. 이런 나라가 정상적인 나라이고 법치 국가인지 의심스럽기 한이 없다. 많은 사람들은 다종교의 한국사회는 절대자 신앙을 가진 서구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제대로 된 법치주의를 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문제가 생기면 사돈 팔촌이라도 찾아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아직도 우리 마음에는 왕정국가의 흔적이 있고 고관대작의 후광을 생각한다. 고시를 통과하면 하늘의 별이라도 따는 것처럼 하고 국회의원이 되면 산을 옮겨 강을 만들 것처럼 착각한다. 행사나 모임에 국회의원이나 정부 관료가 참석하지 않거나 이름 있는 사람의 화환이 없으면 맥 빠진 행사로 생각한다.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눈물로 속죄하는 이번 기회가 어쩜 한국을 새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지도 모른다.
 
국민이 뽑은 정통성을 가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 주어 이번 기회를 통해 철밥통을 깨어 부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공기업, X피아들을 모조리 박살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국가개조는 잘못된 입법, 행정, 사법의 청산되어야 할 악폐와 악습들을 바로 잡을 때 가능하다. ‘어른이 되어 미안 합니다’라는 말은 어른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감당할 때 가능한 말이다. 사회적으로 불만이 많은 사람들은 이번 기회를 이용하고 싶을 것이다. 그 뒤에는 X피아들의 조삼모사씩 고도의 잔꾀전략도 포함될 수 있다. 꼴같잖은 수많은 어른들이 어른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부화뇌동하며 살아간다. 어른들의 ‘미안 합니다’라는 말이 헛된 말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지금은 어른들이 땅을 치며 통곡하고 반성해야 할 때이다.
 
혹시 당신은 낯 두꺼운 어른으로 살지는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