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게시판

 
작성일 : 18-02-26 12:50
불교 설법 빙자 농촌노인 ‘유인’…위패·납골·건강제품 ‘장사’
 글쓴이 : 한국장례신…
 
종교활동을 가장해 떴다방 형태의 영업을 하는 유사 포교원이 확산되고 있다. 유사 포교원은 노인들을 상대로 여흥을 제공하고 설법을 빙자해 고액의 위패 안치 등을 부추기거나 건강제품 등을 강매해 문제가 되고 있다. 수법이 기존 건강보조제품 등을 단순 판매하는 방식에서 더욱 진화해가는 양상이다.
 
12일 오전 10시께 전남 나주에 있는 한 건물. 이곳에서 포교원 이름을 내걸고 할머니들을 상대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와 직접 취재를 시도했다. 포교원이 있는 건물 입구로 들어서자 한 남성의 현란한 말과 할머니들의 박수소리가 뒤섞여 귀청이 터질 듯했다. 5m 정도 길이의 입구 통로 양쪽에는 여성용 가방과 주방용품들이 즐비하게 진열돼 있었다. 가방 밑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보시권’이라고 쓰인 꼬리표가 붙어 있었다.

이때 갑자기 한 젊은 여성이 접근해 용건을 물어와 취재를 왔다고 하자 포교원 안으로 안내했다. 그에게 보시권이 무엇인지 물으니 “어르신들에게 쿠폰 형식으로 한장씩 나눠드리는데 보시권을 모은 만큼 해당하는 상품을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내한 곳으로 들어가자 강당 중앙에 불상이 모셔져 있고, 벽 양쪽에는 본사찰의 사진들이 큼지막하게 걸려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어머님들, 요양병원 가보세요. 건강 잃어서 온종일 누워 있는 어르신들이 한둘이 아녜요. 그런데 어머님들은 얼마나 좋아. 이렇게 불공도 드리고….”

개량한복을 입은 30대 초반의 한 젊은 남성이 50여명의 할머니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강연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곧 강연 수위가 낮아졌다. 낯선 젊은 사람이 들어온 것을 의식한 듯했다. 이후 강당 뒤쪽에서 잠시 그가 하는 말을 들어보니 인생살이와 같은 신변잡기가 내용의 대부분이었다.

11시30분이 조금 넘자 장내가 조용해졌다. 오전 모임이 끝난 모양이었다. 조금 전 마이크를 잡고 있던 남성이 다가와 자기를 이곳 실장이라고 소개하며 작은 방으로 인도했다. 그에게 이곳이 포교원이 맞느냐고 묻자 그는 “다른 지역에 ‘ㅇ사’라는 본사찰도 있고, 가끔 법문(부처님 말씀)도 전하니 당연히 포교원이 맞다”면서 “전남에만 40곳 이상의 같은 종단 포교원이 성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사찰이 속해 있는 종단에 대해 재차 물으니 ‘문화불교조계종’이라는 짧은 답이 돌아왔다.

취재 직후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 전화로 해당 종단의 실체를 문의하자 관계자는 “우리가 잘 아는 조계종이라 하면 보통 대한불교조계종을 말하는데, 이 종단은 그곳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면서 “현재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도 속해 있지 않은 종단”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달 중순, 전북 고창에 있는 허름한 3층 건물. 이곳에서도 포교원 간판을 내건 한 단체가 영업을 하고 있었다. 직접 취재가 여의치 않아 이곳을 자주 이용하는 박향순 할머니(71·가명)에게 사전 양해를 구하고 간접 취재를 했다. 박 할머니는 1월초부터 날마다 이곳을 찾고 있다.

박 할머니는 포교원 문을 열고 들어가 시주함에 2000원을 집어넣고 2000원짜리 시주권을 받았다. 포교원 내부는 100㎡(30평) 정도 됐다. 정면에는 ‘ㅇ사 포교원’이라는 큰 글씨가 쓰여 있고, 그 아래에는 승려나 포교원장이 설법할 때 앉는 자그마한 단상이 있었다. 바닥에는 빈 방석이 군데군데 놓여 있고, 60대 중반에서 70대 후반 여성 60여명이 모여 앉아 있었다. 잠시 후 인원이 어느 정도 차자 직원이 출입구 문을 잠갔다. 내부 촬영은 불가능했다. 얼마 전 누군가 휴대전화로 사진 촬영을 하자 화들짝 놀란 직원들이 사진 촬영이나 녹음을 못하게 막았다는 것. 문을 잠그는 것도 외부인의 방문을 경계해서 그런 듯했다. 

포교원장은 부처님 설법을 하면서 제사를 잘 모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머님들, 사람이 죽으면 제사를 지내죠? 그런데 요즘 자식들이 살아서도 잘 찾아오지 않는데 죽으면 제사나 지내줄까요? 절대 안 지내줘요. 우리가 사주나 관상·점도 봐주고 있는데, 일이 잘 안 풀리는 사람들은 조상 제사를 잘못 모셔서 그래요. 하지만 걱정마세요. 우리 절에서는 날마다 예불을 해주고 제사도 지내주니 안심해도 돼요.”

그러면서 절에 위패를 모시는 데 3000만원을 낸 사람도 있다고 하고, 누구누구가 얼마를 시주했다며 장황하게 소개했다. 서로 경쟁을 부추기는 듯했다.

이어 홍수가 나서 묘지가 물에 떠내려가거나 훼손된 뉴스 영상을 틀어주고, 절에서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드리는 홍보영상도 함께 보여줬다. 강연이 끝나고 나올 때는 직원들이 출입구에서 “우리 절에서는 아침마다 예불을 해준다”면서 천도재나 발원을 하도록 권유했다.
여러 지역 포교원에서 모시도록 권유하는 불상과 위패.

포교원 단골 할머니들에 따르면 이곳의 주수입원은 망자의 혼을 위로한다는 명분으로 지내는 천도재 비용이나 위패를 모신다며 거둬들이는 돈이다. 가끔 전기 밥솥이나 건강 관련 제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위패를 모시는 데 드는 비용은 보통 200만~300만원. 복을 기원한다며 초나 등을 판매하는 일도 다반사다. 또 사찰에서 봉안당을 운영하면서 유골을 모시는 비용으로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받는다고 한다.

나주=이문수, 고창=김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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