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석묘’부터 ‘원형토광묘’까지…시대에 따라 바뀌어 온 장례문화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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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4-15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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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졌고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이었던 6.25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짧은 기간동안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낸 나라다.

제3세계 국가들은 지금도 한국을 자국의 발전을 위한 모델로 삼고, 구체적인 발전과정을 배우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짧은 시간 동안 기록적인 성장을 거듭해 온 한국은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의 추세 속에 매일 새로운 사회적 관계와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 이는 그만큼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고 기존의 문화 중에서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과감하게 버리는 시간 타이밍이 빨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죽은 사람을 대상으로 장사를 지낼 때 수반되는 모든 의례를 뜻하는 ‘상례’ 역시 그동안 많은 변화를 거듭해왔다. 그동안 한민족이 걸어온 오랜 과거 속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보면 우선 우리나라 최초의 고분은 신석기 시대부터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삼국시대 이전에는 지석묘, 고인돌 등이 주로 만들어졌고 신석기, 청동기 시대에는 ‘적석묘(積石墓)’라고 일컬어지는 돌무덤이 유행했다. ‘적석묘’는 구덩이를 파고나서 그 위에 돌을 쌓은 방식으로 시신을 처리했다.

이 시기에는 사람이 죽으면 시체를 땅 속에 매장하지 않고 일정기간동안 지상에 두었다가 뼈만을 추려 매장하는 방식인 ‘가매장’이 자주 사용되곤 했다.

삼국시대에는 왕족, 귀족의 묘는 분구를 세우고 내부에 부장품을 같이 넣어서 매장했으며, 서민의 묘는 봉분이 없는 토분이 유행했다. 고구려의 초기무덤은 강돌로 단을 쌓고 위에 시체를 안치한 다음 돌을 쌓아올린 적석총으로 이후 단을 쌓는 적석총으로 발전했고, 최후에는 무덤시설이 돌방무덤(석실분)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겪었다. 백제도 고구려처럼 처음에는 적석총을 만들다가 뒤에 석실분을 만들었다.

반면, 신라는 고구려와 백제의 초기 적석총과 달리 목관을 넣은 목곽 주위에 돌을 채우고 다시 진흙으로 덮은 다음 흙과 자갈을 교대로 쌓아 커다란 봉분을 만드는 ‘적석봉토분’이 유행했다.

그런 가운데 불교가 유입된 4세기 이후에는 화장이 널리 행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후장풍습은 점차적으로 쇠퇴하게 됐고 통일신라시대에는 당나라의 영향을 받아 묘에 여러 가지 장식을 갖추기 시작했고 음양오행과 12지 사상이 묘지 선정에 도입되기 시작한다.

이어서 고려시대 역시 화장이 크게 유행한다. 고려시대의 묘지를 살펴보면 이 시기 지배층은 화장을 많이 했음을 알 수 있다. 당시에는 유교식 사당이 없었으므로 사원이 상제례를 행하는 장소로 활용되기도 했다. 고려시대는 신라의 묘제를 대체로 계승했고 풍수지리를 중히 여기기도 했다.

조선시대는 고려시대의 전통을 이어받았으며 풍수지리를 중히 여겼으나 유교적인 사상으로 인해 승려를 제외한 모두가 ‘토광묘’로 일반화되었다. 묘의 형식에서 석실이 없어지고 석곽이나 석관으로 바뀐 것은 고려시대와 비교해 달라진 점이다.

일제강점기 당시는 정책에 따라 공동묘지와 화장을 권장하기도 했으나 대체적으로 조선 시대의 유교적 매장법을 계승하여 ‘원형토광묘’가 주를 이루기 시작했다. 광복 이후 6.25 전쟁을 겪고 기독교가 성행하면서 장방형의 낮은 봉분, 봉분 둘레에 장대형의 호석을 두르는등 무덤 형식에 변화가 생기기도 했다.

현대사회로 접어들면서 과거에 존재했던 까다로운 장례 절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간소화되고 있다. 병원 장례식장과 전문 장례식장이 급속도로 늘어났고 장례의 모든 것을 처리해주는 장의사도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성업중이다. 호상소 설치와 상복을 포함한 장례물품과 접대음식, 발인제, 봉분제까지 모두 장의사가 처리해줄 정도로 장례 절차가 간편화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항상 정성을 다하는 고품격 장례서비스’를 슬로건으로 내건 보람상조와 같은 상조전문기업도 이러한 사회 추세와 맞물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서비스 네트웍망을 통한 편리한 서비스 제공과 전문 장례지도사에 의한 장례식 진행상담을 서비스하는 상조전문기업은 불필요한 절차를 줄이고 검소하고 간소화 된 장례문화를 만들어나가는게 크게 일조하고 있다.

최근 일부 상조전문기업이 지나치게 상업화 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장례절차를 또 하나의 과시수단으로 삼고 있는 등 잘못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기에 부모님, 가까운 지인들을 위한 장례를 잘 치러야 한다는 심한 중압감은 현대인이 해결해야 하는 당면과제로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