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장례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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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4-15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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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일본에 있다. 지난 6월25일 돌아가신 할머니를 보내드리기 위해 일본에 왔기 때문이다. 할머니 연세는 91세, 비교적 장수하셨다 할 만하지만 슬픔이 밀려왔다. 그러나 병치레 없이 주무시듯 편안하게 돌아가셨다는 말에 슬픔이 덜 하기도 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요즘 병원에서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은데, 할머니는 집에서 돌아가셨다. 한국에서는 병원 안에 안치시설이 있고, 장례식을 하는 장소도 있는데 그 시스템이 일본과 많이 다르다. 그래서 일본과 한국의 장례식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일본에서는 어디서 돌아가셔도 하루 정도는 집에 다시 모시고 와서 이부자리를 깔고 자게 한다. 친족들이 모여서 밤을 새면서 향을 태운다. 그리고 시신이 썩지 않도록 드라이아이스를 몸에 올려놓는다. 그 사이에 돌아가신 사람과 친했던 사람들이 마지막 얼굴을 보러 온다. 그래서 여자면 화장도 해줘야 한다. 다음날, 관에 돌아가신 분을 넣는다. 넣기 전에 흰 옷으로 갈아입히고, 양말을 신겨주고 장갑을 껴준다. 신발과 지팡이, 음식도 넣어준다. 천국까지 잘 걸어가시라는 뜻이다. 그리고 다음 세상에서도 돈이 필요하니까 10엔 동전을 6개 넣은 가방을 목에 걸어준다. 마지막에 꽃과 돌아가신 분이 좋아했던 물건도 같이 넣는다. 그런데 관 얼굴 부분에는 문이 있어서 열고 볼 수 있다.

나는 한국에서 장례식은 한 번 밖에 가본 적이 없다. 그래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돌아가신 분 얼굴을 보여주지는 않은 것 같다. 일본에서는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보여주는데, 한국에서는 식장과 다른 장소에 안치된 것 같았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돌아가신 분과 친한 사람이나 친족만 장례식에 온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유족과 조금만 안면이 있어도 대부분 참석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시신을 관에 넣고 나면 장례식을 한다. 장례식장에 이동해서 하기도 하고, 아니면 절이나 교회에 가서 하기도 한다. 이때도 앞에 관을 놓고, 기도나 헌화, 가족 인사말 등을 한다. 그리고 차를 타고 화장터로 이동한다. 일본에서는 법적으로 모든 사람이 화장을 해야 한다. 화장하기 전 마지막으로 다시 관 문을 열고 얼굴을 보고 작별 인사를 한다. 한참 후, 시신은 유골로 모두의 앞에 나타난다. 가족들은 다 같이 젓가락으로 유골을 항아리에 모아준다. 여기서 모든 순서가 끝나고, 유족은 유골이 들어있는 항아리와 같이 집으로 가거나, 바로 납골을 한다.

한국에서는 화장이 강제가 아니지만 일본에서는 화장이 법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반드시 화장을 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장례식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가끔 만나는 친족들이고, 한국에서는 유족들의 친한 친구들이 도와준다. 일본에서는 명절에도 친족을 잘 안 만나서 결혼식과 장례식이 친족을 만나는 시간이고, 한국에서는 평소 잘 해주는 친구들이 도와주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도 한국과 일본은 장례식의 의미가 많이 다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