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19개-박의신 "부지런함이 나의 가치를 높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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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5-06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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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기사 자격증, 운전전문학원 기능강사자격증, 운송화물자격증, 선교사, 장례지도사자격증….’  
중학교 선생님의 이력 치고는 참 특이하다. 누구나 안정직으로 꼽는 교사에게 이 많은 자격증은 왜 필요했을까. 박의신(56`대구 달서구 용산동)씨를 만나기 전 궁금증이 커졌다.

“퇴직을 하면 택시운전기사가 되고 싶었어요. 차 안에 성가`찬불가`찬송가`대중가요 등 갖가지 음악을 갖춰놓고 손님이 원하는 음악을 틀어드리고 세상 사는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도시를 즐겁게 하는 택시운전기사 말이죠.”

택시운전기사를 꿈꾸는 선생님이라니, 갈수록 의아하다.

지난 8월말 퇴직한 박씨는 지금 장애아들을 돌보고 있다. 특수교사 자격증까지 땄을 정도니, 장애아들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다. 여기엔 박씨의 가슴아픈 사연이 숨어있다.

“첫 딸이 장애아로 태어났어요. 7살까지 갓난아기처럼 살다가 세상을 떠났는데, 가슴아프지만 우리에게 많은 선물을 안겨주고 떠났습니다. 인생철학과 신앙을 심어줬으니까요.”

현재 박씨가 가진 자격증은 19개. 교원 자격증만 해도 초등교사`특수교사`상담교사`환경교사 등 9개. 그 외에도 게이트볼강사`선교사`운송화물 자격증 등을 갖고 있다.

이 모든 자격증을 곰곰이 살펴보면 교사로서 ‘전인교육을 위한 자료’ 및 ‘봉사’라는, 두 개의 키워드로 집약된다.  

“아이들은 물류 시스템을 잘 몰라요. 슈퍼마켓의 많은 물건들이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전혀 모르죠. 그래서 운송화물자격증을 땄어요.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자칫 말로 상처를 줄까봐 상담교사자격증을 땄고요.”  

박씨는 신문을 꼼꼼하게 보다가 새로운 자격증이 나타나면 여지없이 도전한다. 운전전문학원강사 자격증, 기능검정원 자격증 등은 1호(1997년)다. 생계와는 관련없지만 이런 자격증을 통해 이웃들에게 꾸준히 봉사해왔다. 오전 4시에 일어나 무료로 동네사람들 운전연수를 시켜준 것.

박씨는 게이트볼 전파자이기도 하다. 요즘도 오전 5시면 게이트볼강사로 봉사한다. 100여명을 지도할 수 있는 게이트볼 장비를 항상 갖고 다니면서 계모임`동창회 등 틈만 나면 게이트볼을 가르쳐준다. 현재 대구게이트볼연합회 청소년회장을 맡고 있다.

장례지도사 자격증도 있다. ‘태어남’과 똑같은 인간의 ‘떠남’을 좀 더 거룩하고 고귀하게 다루는 일을 하고 싶어서였다. 앞으로 친손주처럼 아이들을 돌봐주고자 보육교사 및 보육시설장 자격증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