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혁신 포럼, 그들만의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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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24-06-0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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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원 메모리얼소싸이어티 대표

 

지난 5월 23일, 수도권 화장장 운영기관장 모임인 수도권화장시설협의회가 주최한 장사혁신 포럼이 열렸다. 이 포럼은 장사시설의 문제점과 혁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화장대란에 대한 대안 모색, 장사시설에 대한 님비 현상 개선, 무연고 등 취약계층 장례지원을 위한 공영장례지원제 확대, 산분장 활성화 방안 등이 논의되었다. 특히 산분장 활성화는 장례문화와 직결된 사회적 문제로서 다룰 필요가 있으며, 이번 포럼이 공공 부문만의 참여로 이루어져 민간 부문의 의견이 배제된 점이 아쉽다. 장사절차는 '상례' 또는 '장례'라고도 하며, 문화권이 같은 지역을 근간으로 하는 민족적 요소가 강한 사회적 의례절차이다. 이는 국가나 지역에 따라 장사절차가 다를 수 있고, 사회적 결속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한국 사회의 사회적 결속이 급속히 와해되는 현 시점에서, 정부나 공공기관이 민간과의 사회적 합의 없이 장법을 임의로 바꾸려는 것은 신중하지 못하다.

이번 포럼에서 공공기관 패널 중 한 명은 “산분은 친환경적이며 경제적이어서 이용이 확대되어야 하고, 산분 이용의 심리적 저항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온라인 추모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부모의 화장 유골을 바다, 강, 산에 뿌린 후 찾아뵐 곳이 없으니 온라인으로 추모하라"는 것과 같은 말이다.

이처럼 장사시설이 제공하는 기능적, 사회적, 정서적 측면 중 일부 기능적 측면만을 개선한 장사정책은 활성화되기 어려우며, 그 부작용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산분에 대한 정책 입안 시에는 산분의 반사회적이고 반정서적인 측면도 함께 고려해야 하며, 특히 산분이 한국 사회의 가족관계 결속을 와해시킬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장사혁신 논의에는 민간의 경험과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공공과 민간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민간의 실무적 경험과 공공의 정책적 접근이 결합되어야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 공공 부문만의 참여는 편향된 시각을 제공할 우려가 있으며,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배제된 '그들만의 리그'는 효율적인 논의와 합의를 방해한다. 사회적 문제 해결 과정에서 모든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의견 수렴이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포럼은 이러한 점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앞으로의 포럼에서는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간과 공공이 공동 주최하는 포럼을 통해 다양한 시각을 반영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포럼의 진행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모든 이해관계자가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민간 부문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여 이들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야 한다.

장사시설 혁신은 공공과 민간이 함께 협력하여 추진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이번 포럼은 공공 부문만의 참여로 한계를 드러냈지만, 앞으로 민관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통해 보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장사시설 혁신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