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외 4·3희생자 김한홍, 74년 만에 고향 제주서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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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23-10-05 18:14본문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5일 오전 11시 30분 고인의 고향인 조천읍 북촌포구 일원에서 ‘대전 골령골 발굴유해 신원확인 4·3 희생자 봉환식’을 거행했다.
대전 골령골에서 발굴된 유해가 74년 전 행방불명된 고(故) 김한홍 님으로 확인됨에 따라 세종추모의집에 안치된 고인의 유해를 이날 항공편으로 제주로 봉환해왔다.
4·3 당시 26세였던 고인은 토벌대와 무장대를 피해 마을에서 떨어진 밭에서 숨어 지내다 1949년 1월 말 군에 와서 자수하면 자유롭게 해주겠다는 소문에 자수하고 주정공장수용소에 수용된 후 아무런 소식을 알 수 없게 됐다고 유족들은 밝혔다. 수형인 명부에는 희생자가 1949년 7월 4일 징역 7년형을 선고받고 대전형무소에서 복역한 사실이 등재돼 있었다.
봉환식에 앞서 오영훈 지사와 유가족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제주국제공항에서 고(故) 김한홍 님의 유해를 맞이하고, 북촌포구로 봉환되는 과정을 함께했다.
이날 봉환식에는 오영훈 지사와 고인의 유족가족과 김창범 4·3유족회장, 고희범 4·3평화재단 이사장, 송재호 국회의원, 현길호 도의회 의원, 유족 및 지역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봉환식은 오영훈 지사 봉환사, 추모시 낭독, 추모공연, 헌화 및 분향, 유해 운구 순으로 진행됐다.
오 지사는 “부모님을 모시고 살던 평범한 북촌청년은 74년 간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그 가족들은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른 채 수십 년을 피맺힌 한으로 살아왔다”면서 “실종 13년이 지난 후에 어쩔 수 없이 사망 신고를 해야 했고, 돌아가신 날을 몰라 생신날을 제삿날로 모셔야 했던 원통함은 감히 짐작조차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4·3 수형인 명부를 통해 확인된 행방불명 수형인은 1,700여 명 중 이제 한 분의 신원을 확인했다”며 “제주도정은 대전 골령골을 비롯해 광주와 전주, 김천 등 4·3 수형인의 기록이 남아 있는 지역에 대한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도외지역 발굴유해 4·3희생자 유전자 감식 시범사업’을 통해 처음으로 도외지역에서 4·3희생자의 신원을 확인했다.
도와 재단은 도외지역에 대한 4·3희생자 유전자 감식사업을 추가로 진행하고, 진실화해위원회와 협업해 대전 산내사건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공동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