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장례문화,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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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6-2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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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식 장례와 일반적인 장례 절차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는가? 없다. 다만 찬양과 기도와 말씀으로 예배드릴 때만이 기독교 장례라는 의식을 하게 되지만 예배 후에는 기독교적 색채를 거의 발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알고 고쳐야 할 부분과 버려야 할 부분을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1) 근조기를 부활기로
 
교인의 가정이 상을 당하게 되면 교회에서 제일 먼저 조기를 가져다 장례식장에 설치한다. 근조기가 유교 및 불교, 천주교로 사용되면서 문화적인 관행으로 여겨져 기독교 장례에서까지 사용되고 있다. 기는 세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깃대, 깃발, 깃봉이 그것이다. 조기 깃발의 문제는 깃발에 사용되는 '근조'라는 말이다. 민중국어사전에는 근기를 '삼가 조상함'이라고 하였으며 조상은 '남의 상사에 대하여 조의를 표함. 문상. 조문'이라고 의미를 정의하고 있다. 애도를 표시하는 정도로 근조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데, 기독교인은 단순히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부활의 소망이 있기에 '근조'기를 '부활'기로 바꾸어 사용하자는 것이다. 또한 상주들의 가슴에 다는 흉장도 '근조'를 없애고 부활의 소망을 담은 '부활'로 하자는 것이다.
 
2)근조기의 깃봉을 십자가 표기로
 
조기 깃봉의 문제는 화살촉, 창끝 모양으로 되어 있다. 깃봉의 의미는 사람이 죽으면 불교, 유교에서는 영혼이 이승에 머물게 되면 그 집안에 망조가 생긴다고 하여 영혼이 쏜살같이 극락에 올라가길 원하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는 설로, 기독교 사상에는 전혀 맞지 않기에 '화살촉'과 '창 끝' 모양을 십자가 모양으로 바꿈으로써 보혈의 피로 죄씻음을 받았다는 의미를 되새기자는 것이다.
 
3)위패를 영정패로
 
위패는 조문객에게 망인의 조함을 알린다는 뜻에서는 관계가 없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불교나 유교에서는 모든 귀신들에게 알려서 '000씨를 신들에게 부탁한다'는 의미로 '000신위'로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위패는 절이나 가정에서 제사 때도 사용된다. 이 위패를 영정패로 바꾸자는 것이다. 영정 상단에 붉은색 십자가를, 중단의 좌에 '부' 우에 '활'을 쓰고 그 중앙에는 '故 집사 000'으로 기재하자는 것이다. 곧 이와같은 영정패로 바꾸자는 것이다.
 
4)조화의 문구와 헌화의 방향
 
우리가 상가에 조화를 보낼 때 특히 교회와 목사님 명의로 보낼 때 근조 또는 삼가 명복을 빕니다와 같이 타 종교에서 습관적으로 사용하던 것을 없애고 기독교적이면서 우리 문화에 맞게 한글로 썼으면 좋겠다.(예: 부활할 것을 믿습니다) 헌화할 때의 꽃의 방향은 '우리가 고인에게 드린다. 받아주세요'라는 뜻으로 꽃을 헌화자 쪽으로, 즉 꽃대를 영정 방향으로 놓아야 한다.
 
필자는 교회 상조부에서 20여 년을 봉사하고 상조업을 15년 하면서 이러한 일들이 전혀 성서적이지 않은채 문화적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아무 고민 없이 전해져 오고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기독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130여 년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이렇다할 기독교적 장례문화가 없기에 이번 기회에 기독교 장례문화를 바로 세워 보겠다는 생각으로 감히 제안한다.  
 
이능훈 집사/동숭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