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장 치러주겠다”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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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2-25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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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장 치러주겠다” 접근

노인들 ‘쌈지돈’ 챙긴 일당 검거
얌체 장례업체 수의 판매 ‘말썽’

수목장을 치러주겠다며 노인들에게 접근해 수십억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6월 28일 수목장에 안치시켜주겠다며 노인 수천명으로부터 수십억원을 가로챈 무허가 상조회사 대표 이모씨(59) 등 2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최모씨(42) 등 관련자 1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씨 등은 지난해 1월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 13개의 상조회사를 차려놓고 노인 7000여명을 끌어 모아 “수목장에 안치시켜주겠다”고 속여 32억원 상당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가입비 명목으로 노인 1인당 45만원~55만원을 받은 뒤 장례식 비용으로 200만원을 추가하면 모든 장례서비스를 대행해주겠다고 속이고 실제로는 수목장이 아닌 경기도 인근에 불법 조성된 납골당에 분골함을 안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자신이 월남전에 참전한 국가유공자라는 점을 이용, 회사가 보훈처의 후원을 받고 있으며 회원에게는 유공자에 준하는 장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최근 상호를 바꾼 뒤에도 계속적으로 노인들을 상대로 회원 모집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새로운 장례방식인 수목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재단법인을 제외하고는 수목장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전국의 상조회에 대해서도 적법성 여부를 따져 비슷한 피해 사례가 없는지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모 장례대행업체가 유명연예인을 내세우며 수의를 파는데 혈안이 돼 말썽을 빚고 있다.
6월 12일 오후 ‘B씨ㆍN씨 코미디 빅쇼’라는 현수막이 내걸린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 앞. 체육관 밖으로 빠져 나온 노인들 1,000여명의 표정엔 허탈함이 가득했다. 원로 코미디언의 원맨쇼에 대한 기대가 주최측의 얄팍한 상술로 무너져 내린 탓이다.

유명 상조회사(장례 서비스 대행업체) Y사가 마련한 이 공연은 11, 12일 이틀간 하루 3회씩 행해졌다.
그러나 B씨(11일)와 N씨(12일)의 출연은 어르신들을 유혹하는 미끼에 불과했다. 실제 목적은 회원 모집을 위한 계약 권유와 상품 판매였다.

공연을 지켜본 박모(68)씨는 “N씨는 성대모사와 입담을 잠깐 펼치다 30분도 안돼 퇴장했다”며 “북한예술단이 무대에 오른 시간을 합해도 공연은 1시간밖에 안 됐다”고 말했다. 나머지 2시간은 수의(壽衣)와 건강목걸이ㆍ팔찌 세트 홍보와 판매, Y사의 장례서비스 계약 권유 등으로 채워졌다.

남모(52ㆍ여)씨는 “계약 강요나 강매는 없었지만 어르신들을 상대로 판매를 교묘히 유도했다”며 씁쓸해 했다.
경찰 관계자는 “상품을 강제로 사게 한 건 아니기 때문에 공연 후 판매한 상품의 진품 및 적정 가격 여부 등을 따져 봐야 위법 사실을 판단할 수 있다”며 “무료 공연이 상품 판매의 장으로 변질돼 사회적 문제를 낳을 소지가 있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체 관계자는 “보다 많은 사람을 모으려다 보니 ‘연예인 쇼’에 초점을 맞춰 관람권을 제작하고 홍보했다”며 “강매 등 위법 행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