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화장 "화장장 갈등 이렇게 풀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6-02 13:00

본문

<수원연화장 "화장장 갈등 이렇게 풀었다"> 
기반시설확충.주민 위탁운영 등 해법제시

"처음 수원시 화장장이 우리 마을에 들어온다고 했을 때 주민들의 반대는 엄청났습니다. 님비(NIMBY)현상이었지요. 하지만 주민이 그토록 반대했던 화장시설은 6년이 지난 지금 우리 마을을 발전시키고 움직이는 중심이 되었습니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하동에 위치한 수원시연화장 내 장례식장 운영을 맡고 있는 ㈜수원시장례식장 김상용(47) 전무는 19일 하동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화장장 조성 반대를 외치던 당시의 상황을 돌아보며 이 같이 말했다.

2001년 1월 15일 팔달구 하동 5만6천612㎡에 들어선 연화장은 승화원(화장장), 장례식장, 추모의집(납골당), 유택동산(합동유골처리장) 등 현대식 장묘시설을 갖춘 복합장례단지다.

지역 주민과의 갈등을 극복한 성공적인 화장시설로 꼽히고 있는 연화장은 지금은 성공사례를 배우기 위해 1년 평균 전국에서 1천여 명이 넘는 공무원과 학자들이 찾아오고 있는 곳이지만 조성 전에는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주민과 심한 갈등을 빚었다.

시립화장장이 들어서 있던 팔달구 인계동이 1985년 이후 주거, 상업, 문화중심지역으로 개발되면서 낙후된 화장시설에서 발생하는 악취에 대한 주민 민원이 급증하자 시 외곽으로의 화장장 이전이 추진됐다.

시는 1995년 2월 화장장 후보지로 팔달구 하동을 선정했지만 곧바로 하동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쳤다.

주민들은 '혐오시설은 절대 우리 마을에 들어올 수 없다'며 연일 시청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고 경기도와 감사원 등에 모두 10차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지역에서 농사만 짓던 주민들 사이에는 장의차가 내 집 앞을 지나간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는 피해의식이 팽배해 있었다.

그러자 시는 간담회와 주민설명회를 열었고 주민대표들을 일본, 독일, 프랑스 등에 보내 선진 화장장 시설을 직접 눈으로 보도록 했다.

또 도로개설, 상.하수도 시설 설치 등 도시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장례식장과 화장장 운영권을 주민들에게 주겠다고 했다.

무조건 화장장을 반대했던 주민들은 선진 화장시설 견학과 시에서 제공한 인센티브에 의식이 바뀌었고 화장장 뿐 아니라 장례식장, 납골당도 들어서도록 허용했다.

시는 2년여 간 계속된 주민과의 대화 끝에 1997년 12월 연화장 공사에 들어가 2000년 8월 준공한 뒤 2001년 1월 개장했으며 약속대로 주민 174세대가 주주로 참여한 주식회사가 장례식장을 운영토록 했다.

또 언뜻 보면 장례시설로 볼 수 없을 만큼 빼어난 건축미를 갖춘 건물로 주민들에게 보답했고 이 연화장은 개장 전 대한민국 환경문화상(조경부문)을 받았다.

김 전무는 "농사짓던 주민들이 장례식장을 맡아 운영하느라 초기 몇 년은 적자가 많았지만 시가 도와주고 노하우도 쌓이면서 지금은 지역에 장학금을 내놓을 정도로 운영이 잘 되고 있다"며 "주민 모두 전국 최고의 종합장례시설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