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이후 변화하는 일본의 장례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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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23-04-1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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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만석 동국대학교(前)겸임 교수 

일본의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2000년 96만여명이던 일본 사망자 수는 2021년 144만여 명에 달했다. 불과 20년에 1·5배가 되어, 2040년경까지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즉 다사(多死)사회의 도래이다. 이는 단순한 숫자상의 문제만이 아니다. 그 만큼의 사망자 개개인에 대해 가족, 친구, 혹은 사회가 조문하고 화장 또는 매장해 나가는 과정이 존재한다.

지역이나 개인 간의 연결이 희미해져 고독화가 진행되는 현대 일본사회에서 죽음을 받아들일 토양이 어떻게 변화하고 만들어져 나가는 것인가. 다음은 인구집적이 진행되는 도쿄권을 중심으로 죽음 직후 반드시 직면하게 되는 장례, 화장 실태를 최근 아사히TV가 취재한 내용이다. 그러나 기자는 취재를 통해 장례는 관습과 관례가 중요해 선택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19년 10월 남편을 잃은 이케다 유코씨(68세. 치바현 거주)는 당시를 되돌아본다. 이별은 갑작스러웠다. 전날 평소처럼 잠자리에 든 남편은 다음날이 되도록 깨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 입회가 있는 가운데 그날 저녁에는 장례회사를 정해야 했다. 큰아들이 인터넷에서 찾아준 장례회사직원은 정중하게 예절을 갖추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슬픔 속에 현장에서 일하는 장례회사 직원들이 잘 해주기를 바랄 뿐이었다. 생전에 장례는 무종교식을 원했던 고인의 말을 떠올리며 장례식장의 영결식에서는 독경 대신 고인이 좋아했던 ‘이상한 나라 앨리스’ 음악을 틀고 고인의 프로필을 조문객들에게 소개했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고인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필사적으로 준비하고 고인에게도 후회 없는 영결식이었다고 생각했지만 훗날 참석자들로부터 장례식답지 못하다, 위화감을 느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같은 관혼상제라도 결혼식과는 달리 장례식은 준비기간도 짧고 본인이 이미 돌아가셔서 고인의 구체적 희망을 들을 수도 없다. 무심코 상식이나 관습에 휩쓸려 버릴 수 있다. 장례식 전반이 고인이나 유족의 요구를 반영하기 어려운 반면 현재의 사회 변화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도 있어 장례문화에도 최근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최초 이동장례차(트럭)” 취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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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TV 취재반이 2023년 2월 19일 취재를 위해 향한 지역은 오카야마현 가사오카市이다.  기자가 도착한 곳은 트럭에 장례제단을 설치했다는 제보를 입수해 현지 취재를 간 것이다. 트럭의 짐받이 뒷부분이 열려 그 안을 들여다보면 문짝이 있었으며 그 안에는 제단이 있었다. 이동 장례차에 대해 설명을 해 준 후지와라 기요타카 회장에 의하면  트럭 안에는 조문객 등 최대 20명이 수용가능한데 장례식행사 시 독경을 하는 스님이 2명이 오는 경우가 있어서 총 22명이 수용가능하다고 한다. 트럭 내부에는 제단·관·분향소·책상을 배치하여 20명까지 착석할 수 있지만, 만약 정원을 초과하더라도 장례식장의 상황을 차 밖에서 모니터로 시청할 수 있는 구조이다. 

2021년 4월에 탄생한 일본 최초의 '이동식 장례차'는 주차장 정도의 빈 공터에서 장례식을 하는 경우, 사이즈가 5, 5톤의 트럭이다. 트럭을 장례식장으로 바꾸기 위해 리모콘의 버튼을 누르면, 1.5배로 확장되는데 불과 15분 만에 장례식장으로 변신하는 구조이다. 트럭의 장례식장은 입구와 출구가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조문객이 분향으로 인해 트럭 내에서 마주치지 않아도 되며, 특히 코로나로 인한 밀집, 밀폐, 밀접의 3밀에 대한 우려도 없다는 점을 홍보하고 있다. 일본의 이 “이동식 장례차량”은 조문객이 많은 경우 화장실이나 숙박 가능한 대기실이 딸린 지원 차량도 준비되어 있으며 장례비용은 55만 엔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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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 90년인 장례회사 "아이덴 후쿠시마야"(愛典福島屋),'시신안치 전용방' 사업 

 

아사히 TV가 최근 취재한 바에 의하면 최근 가족 사망 시 주위에 알리지 않고 근친자만으로 장례를 치르는 가족장이 늘고 있다.

장례회사 창업 90년의 역사를 가지는 장의회사인 아이덴 후쿠시마야(도쿄도 스기나미구)의 사토 노리히코 이사는 "최근 전국적으로 가족장이 증가한 것은 평균수명이 증가해 정년 은퇴 후에 상당한 세월이 흐른 사람과 요양시설에서 오래 지낸 사람들의 경우에 돌아가신 시점에서 가족 이외와의 관계를 가지지 않게 된 고인들이 증가한 것이 그 배경이다"라고 말한다.

아이덴후쿠시마야의 본사 내에 있는 사체 안치 룸인 「야스라기」에서는 고인 생전의 영상을 보거나 승려에 의한 독경 등 장례 행사도 가능하다.

아이덴 후쿠시마야는 7년 전 본사 사옥을 개축하여 '시신 안치 전용 방"을  마련해 '안치실 편안함'이라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을 시작한 이후 "가족이 사망하면 시신 안치부터 종교인의 집전 등  장례행사 일체를 본사 시설 내에서 완결" 시킬 수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에 시신은 화장 때까지 자택에 안치하거나 장례지도사가 마련하는 시신 안치소에 안치한다. 하지만 도시지역에서는 주택단지나 아파트에 거주하기 때문에 집으로 옮길 수 없는 유족도 많아 빈소에 이동하는 데에도 경비 부담이 크다. 그러한 유족으로부터 「시신을 맡아 줄 수 없느냐」라는 상담을 받은 것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고 한다. 

◆ 도쿄는 물론 일본 전국에 가족장이 확산,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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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부터 일본 전국에 확산되고 있는 「가족장」은 보통 장례식에 비해 20~30% 저렴한데 도쿄도내에 있는 장례식장의 경우에도 가족장이 대세이다. 곤도 장례회사의 곤도 도시히코 회장은 「저의 회사에서도 대부분이 가족장이며 80~90%로 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곤도 장례 회사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장례식의 경우에 조문객이 100명 이상이었지만, 「가족장」의 경우는 20명 정도이며 적을 때는 5~6명인 경우도 있다고 한다. 곤도회장은 「가족장을 선호하는 이유는 장례식 요금이 저렴한 때문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반 장례식 요금보다 20~30% 저렴하다고 한다. 

어떤 조사에 의하면, 코로나사태 전과 비교해, 일반장의 비율은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반면 가족장은 급증해 장례식 행사 전체의 55%에 달했다고 한다. 코로나영향으로 인한 수치이긴 하나 조문객에게  제공하는 답례품과 식대 등을 제외한 일반장 비용은 약 84만 엔인 반면 가족장은 약 67만 엔이라고 한다. 최근 97세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외동딸이 가까운 친척 등 7명 참석 하에 제단을 설치하지 않은 가족장으로 장례행사를 치른 유족의 경우에 장례 회사에 지불한 것은 관과 유골함, 수의 등 기본요금 38만 엔에 영구차와 메이크업 등 옵션요금을 추가해  총 60만 엔 외에 기타 화장 비용으로 9만 엔이 지출되었다고 한다.

◆ 새로운 형태의 장례  '자력장'(自力葬) 등장, --> 소중한 장례를 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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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가족장 중심의 장례회사를 설립한 바바 씨에 따르면 코로나사태로 장례관련 문의가 5배나 늘었다고 한다. 도쿄 근교에 거주하는 유족들로부터 「코로나 등 상황이기 때문에 「가족이 없으니 가족장으로 하고 싶다」, 「가족끼리 고인을 제대로 잘 보내 주고 싶다.」 라고 하는 유족들의 희망으로 주문이 증가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지금 가족장에도 새로운 형태가 나타났는데 .'종래와는 다른 가족장을 치렀다'고 한다. 「자력장」이란, 통상 장례 회사가 하는 준비나 수속을 가족이 스스로 행하는 장례를 말한다. 일부 유족들의 경우 장례식장이나 화장장 준비 등 일부 준비는 장례업체에 의뢰했지만 사망신고나 유골 매장 허가 등의 절차, 참석자 답례품이나 화장장예약, 식사 준비 등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직접 했다고 한다. 최근 유족 등 13명으로 치러진 「자력장」의 경우에 장례회사에 지불한 것은 55만 엔이었다 한다. 고인이 돌아가시기 전인 생전부터 준비를 해 약 4개월이 걸렸다고 하는데, 상주 입장으로 하나하나의 준비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어머니를 위한 소중한 작별이 되었다는 유족의 반응과 '장례비용이 저렴하게 끝났다기보다 시간을 들여 가까운 가족과 연락을 주고받고 마지막 작별의 자리를 마련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는 소감이 있었다.

인구 감소 및 저성장시대의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다양한 확산세를 보이는 '가족장'은 앞으로도 주민들의 생활양식의 변화, 고인·가족의 사정에 따라 장례의 형태도 바뀌고 있으며 또 바뀌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