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이런 일이 되풀이 되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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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국장례신문 댓글 0건 조회 작성일 14-06-0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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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귀가 막힌 일이 벌어졌다. 세상에 이런 날벼락 같은 일이 또 어디 있을까? 땅이 꺼지고 무너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인간들이 막아낼 수 있는 것들을 막지 못해서 생기는 일이 나타난다는 것은 있었을 수 없는 일이다.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씨랜드 참사, 대구 지하철사고, 이번의 경주 양남면 마우나 오션리조트 참변, 이런 일들이 줄을 이어 일어나는 이 나라가 세계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 나아가는 세계 정상의 나라인지를 묻고 싶다.

이번에 무너져 내린 마우나 오션리조트 시설은 샌드위치 패널 벽으로 1000㎡(약 300평, 돈 한마지기 반) 경기장 형태의 체육관으로 만들어졌다. 무려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공간을 가운데 기둥은 생략하여 공연장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이날 부산 외대 아시아대학 신입생 600여명과 이벤트 회사직원 10여명이 환영행사와 오리엔테이션을 하기 위해 그 공간에 모여 공연을 보다가 참변을 당했다.

보도에 의하면 그 사고가 일어나기 전 1주일 동안 경주지역에는 평균 50㎝의 눈이 내렸다고 한다. 해발 500m가 넘는 고지대에 위치한 마우나 오션리조트 일대에는 100㎝(울산 북구청 집계)의 폭설(습설)이 내린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 결과 구조상 눈의 하중에 취약한 체육관 지붕이 무너져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체육관이 일반적인 2층 건물과 달리 중앙 부분에 기둥이 없었던 탓으로 지붕에 쌓인 눈의 하중을 이기지 못해 주저앉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마우나 오션리조트의 소유주는 코오롱그룹으로 코오롱 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마우나 오션개발은 1973년 설립된 코오롱 계열사로 회원제 골프장과 콘도미니엄, 코오롱호텔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설립 당시 코오롱 엔터프라이즈였으나 2006년 11월 마우나 오션개발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했다고 한다. 더 가관인 것은 그 건물을 지은 지가 6년이 지나도록 안전점검을 한 번도 받지 않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에서 건물을 짓고 그 건물에 대한 안전점검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해가 되지 않고 매우 잘못된 일인 것 같다.

그보다 더 큰 잘못은 눈이 그렇게 내리고 지붕에 눈이 쌓였는데도 설마 하는 생각으로 대학생들이 축제를 할 수 있도록 허가한 것이다. 그리고 총학생회 행사라는 미명하에 대학측에서 관여해야 할 일들조차도 해오던 관행처럼 치부하고 관리감독을 소홀이 하여 모든 것들을 학생회에 맡겨버린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어른들이, 선생들이, 지도자들이 방임하고 방관하는 사이에 많은 젊은이들이 피워보지도 못하고 유명을 달리해야만 했다. 아무리 물질적으로 잘 살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자유가 넘치는 사회라고 해도 정신적으로 성숙되지 못하면 문제가 있다.

선진국들은 몇 백 년 동안 산업화와 민주화를 겪으면서 정신적인 사유와 사고를 통하여 충분한 자유민주주의를 고민을 해왔다. 그런 나라들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해결하지 못한 많은 문제들을 가지고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산업화도 압축판, 민주화도 압축판으로 달성시킨 세계 전무후무, 유일한 나라이다. 이런 나라에서 그나마도 이렇게 평온을 유지하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지도자들의 눈에 보이지 않은 눈물과 나라사랑, 민족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런 지도자들의 역할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사회적인 어른, 국가적인 어른들이 사라져 간다. 모두가 대장이 되고 싶어 하고 잘난 자들이 되고 싶어 한다. 전문가의 말은 듣지도 않으려고 하고 모두 자기가 잘나고 똑똑한 것처럼 살고 싶은 세상이 되어 간다. 누가 누구를 가르치고 누구에게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네이버 신을 찾고 신사임당을 신으로 모시려고 한다. 돈이 된다면 돼지새끼를 팔고 가발을 팔던 시절은 생각조차하지 않는다. 이제는 남의 비밀정보를 팔아 자기의 유익을 챙기고 합법을 가장하여 남의 등을 치고 사기를 쳐서 자기 배를 채우는 짐승 같은 세상이 되어 간다.

아무리 나라가 발전하고 경제가 부흥하고 올림픽을 통하여 세계 각국에 우리나라 이름이 알려진다고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신 수준이 저질이고 미개한 행동을 한다면 후진국에 불가하다. 우리가 아무리 잘 살고 경제대국이라고 해도 생각수준이 후진적이고 가난하면 우리는 결국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게 되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나라는 잘 사는 나라인가? 후진국에 불가한 나라인가?

한국 CSF 발전 연구원장/박철호